이주요: 백 개의 카트와 그 위에
2023년 8월 31일부터 10월 27일까지 이주요 작가의 첫 바라캇 컨템포러리 개인전 《Of Hundred Carts and On 백 개의 카트와 그 위에》을 개최한다. 2019년부터 작가가 집중해 온 〈러브 유어 디포〉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본 전시는 지난 20여 년간 그의 예술실천에서 주축을 이뤘던 제도권 밖의 작고 연약한 주변부의 문제의식과 최근 작품들의 변화한 물성에 주목한다.
2019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수상작이자 현재 강남 수서동 궁마을 공원에 공공미술로도 설치된 다양한 형태의 〈러브 유어 디포〉 연작은 주류 미술시장 논리에서 소외된 작품을 보관하고 전시하는 ‘개방형 수장고’ 이다. 이는 “작품의 물리적 현실을 기반으로 그의 삶을 지원하는 새로운 기관”으로서, 전시 이후 혹은 전시조차 되지 못한 작품까지의 존속을 보살피는 기술 장치이자 정치적 태도이다. 본 전시 역시 동료 작가들의 작품과 더불어 이주요 작가의 주요작 〈한강에 누워〉(2003–), 〈미확인 발광물체〉(2004–2017) 그리고 〈타자기〉(2010–) 연작 등을 디포 위에서 선보인다. 개인적인 서사로 시작됐으나 결국은 타인의 관여와 더불어 완결되는 이 작업들은 사물의 물성에 기반해 이야기를 전달하는 수단이다. 또한, 주 소재가 목재인 작업들을 금속으로 다시 주조한 그의 새로운 시도는 〈러브 유어 디포〉가 더 견고한 탈것을 제시한 것처럼 다양성을 수반하기 위한 안정성과 지속성을 증강하려는 작업 세계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목적지로의 이동을 위해 하나하나 쌓아 옮기는 카트처럼, 이주요 작가는 우리에게 이야기에도 현실의 무게가 있음을 알리고 이를 견고히 지탱하면서 움직일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있다. 다섯 개의 카트가 백 개가 되고, 그렇게 한곳에 모여 덩치가 커진 그것들은 결코 얕볼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