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atchaya Phinthong Thailand, 1974
〈모든 것의 일부와 아무 것도 아닌 것(철원과 사랑)〉은 〈운명의 기관(집합)〉과 밀접하게 엮인 신작 두폭화이다. 이 작품은 부상을 입은 뒤 강원도 철원군에 위치한 DMZ두루미평화타운에 보호된 암수 두루미 한 쌍 “철원이”와 “사랑이”의 이야기를 다룬다. 핀통은 DMZ두루미평화타운을 방문해 철원과 사랑이 낳은 무정란을 사진으로 찍어 이를 회화 작품으로 만들었다. 일생 동안 단 하나의 짝을 맞아들여 한두마리 만의 새끼를 낳는 것으로 알려진 두루미의 생태는 마치 인간의 이성애 핵가족과 놀랍도록 유사하다. 구성원 한 마리가 부상을 입어 움직이지 못할 때에도 가족 모두가 함께 자리에 머무른다. 철원과 사랑 두 마리 모두 부상이 치유되지 않아 DMZ를 떠나지 못한 채 2년 동안 무정란을 계속 낳고 있다. 이 작품은 사진을 복제한 두폭화를 활용하는 작가의 기법과도 맞물려 여럿이 함께함으로 일궈낼 수 있는 재생과 희망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