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로버트 과들루프, 1975
지미 로버트는 사진, 퍼포먼스,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이미지와 신체, 언어와 공간 사이의 긴장과 감각을 탐색하는 설치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흑인의 신체 재현, 정체성과 가시성의 문제를 중심에 두고, 재현의 불안정성과 시각적 서사의 구조를 흔드는 방식으로 작업해왔다. 그는 자신의 신체를 작업의 중심에 두고, 움직임과 제스처, 종이처럼 쉽게 찢기거나 구겨지는 재료를 사용한다. 이러한 재료와의 병치를 통해 신체는 단순히 보이는 것을 넘어서, 누가 사회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인식되는지를 드러내는 매개로 작동한다. 로버트의 작업에는 마르그리트 뒤라의 누보로망(Nouveau Roman) 문학을 비롯해 바스 얀 아더르, 이본 레이너, 오노 요코, 차학경, 제너럴 아이디어, 이안 화이트와 같은 작가들의 영향이 자리한다. 이들은 단순한 미술사적 참조점이 아니라, 로버트가 살아온 사회 및 문화적 맥락 속에서 영향을 주고받은 예술가들로 그는 이들의 실천 및 삶에 밀접하게 접촉하며, 이를 자신의 작업 안에서 교차시키고 그만의 조형 언어로 확장해 나간다.
로버트는 런던의 골드스미스 대학교(Goldsmiths College)와 암스테르담의 라익스아카데미(Rijksakademie)에서 수학하였다. 현재는 파리와 베를린에 거주하며, 베를린 예술대학교(Universität der Künste)에서 조각 및 퍼포먼스 교수로 재직 중이다. 최근 브레멘 쿤스트러하우스(Künstlerhaus Bremen, 2022), 이탈리아 볼차노의 무제온(Museion, 2021), 영국 노팅엄의 노팅엄 컨템퍼러리(Nottingham Contemporary, 2020)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또한 베를린의 현대미술연구소(KW Institute for Contemporary Art, 2019), 뉴욕의 퍼포마 17(Performa 17, 2017), 프랑스 델름의 시나고그 현대미술센터(Centre d’Art Contemporain – Synagogue de Delme, 2016) 등에서 대규모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주요 소장처로는 스코틀랜드의 헌터리언 미술관(The Hunterian), 잉글랜드의 헵워스 미술관(The Hepworth Wakefield), 네덜란드의스테델릭 미술관(Stedelijk Museum), 바르샤바 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 in Warsaw), 파리의 국립조형예술센터(CNAP) 및 일드프랑스 현대미술지역 컬렉션(FRAC Île-de-France), 시카고 현대미술관(Museum of Contemporary Art Chicago),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 워커 아트 센터(Walker Art Center)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