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밤의 기스
바라캇 컨템포러리는 2022년 8월 30일(화) 부터 10월 30일(일) 까지 뉴욕과 호놀룰루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김성환(b.1975)의 개인전 《밤의 기스》를 선보인다. 김성환은 근현대사, 사회 구조, 문화 관습, 교육제도 등에 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역사, 판타지, 소문, 정치와 문화를 엮어 내고, 설치, 비디오, 퍼포먼스, 음악, 빛, 드로잉 등 다양한 매체를 조합한 작업을 선보여 왔으며, 고유한 장소의 건축적 구조에 반응하는 전시 자체를 하나의 총체적인 작품으로 구상한다. 《밤의 기스》는 20여 년에 걸친 김성환의 작품 활동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다양한 요소들을 소개하기 위해 바라캇 컨템포러리 1(서울 종로구 삼청로7길 36)과 바라캇컨템포러리2(서울 종로구 삼청로 58-4) 두 장소에서 혼합 미디어 설치 형태의 전시로 보여진다. 각 전시 공간은 김성환의 주요 영상 작업과 그것에 상호작용하는드로잉과 설치 작업으로 구성된다. 바라캇 컨템포러리1에서는 2010년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커미션으로 제작 및 상영된 이래, 라디오극 (2013, 바이에른 방송국/인터미디움 유통 및 배급), 출판물 『Ki-da Rilke』 (2011, 스턴버그 프레스, 쿤스트할레 바젤 출판) 등으로 확장된 바 있는 영상 작업 <강냉이 그리고 뇌 씻기> (2010)를 볼 수 있다. 나아가 이 작품은 작가가 2012년 영국 테이트 모던의 ‘더 탱크스 (the Tanks)' 에서 전시를 여는 첫 주자로 선정됐을 당시선보인 대규모 설치 작업의 일부가 되기도 하였다. 작품은 남북관계를 둘러싼 이야기를 구성하는 수많은 레이어와 시점을 암시하는데, 이를 반영하듯 작가는 조명, 벽, 카페트, 콜라주와 드로잉 등을 한데 모으고, 바깥 경관, 주변 건축물, 행인 및 관객의 움직임까지도 작품의 일부로 맞아들인다. 바라캇 컨템포러리 2에서는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에서 상영되었고 국내에서 처음 소개하는 영상 작업 <굴레, 사랑 전 (前)> (2017)을 통해 인종, 문화, 이주와 관련한 윤리와 미학의개념에 질문을 던진다.
시간의 흐름과 축적된 심리적, 육체적 흔적을 반영하는 레이어의 개념을 생각해 보게 하는 이번 전시의 내용과 구조는 자신의 작업이 역사와의 관계를 어떻게 드러내는지에 대한 작가의 끊임없는 관심 뿐만 아니라 이야기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주변 세계에서 우리의 위치에 스며드는 시공간적 층위를 보여준다. 또한 이번 전시는 2021년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의 개인전을 비롯하여, 그간 국내외 전시행사와 세계 주요 기관 전시 등 국제적으로 활발한 행보를 이어온 김성환의 작업을총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는 바라캇 컨템포러리가 갤러리로서 닦아온 지난 간의 노력과 결실을 보여주는 전시로 야심차게 기획되었다. 섬세하고 정교하게 만들어진 설치로 연결되는 구작과 신작, 영상 안에 겹겹이 쌓인 시공간적 층위들과 그것을 관람하는 관객들의 현재 시간 등, 다양한 시간과 공간 사이를 오가는 경험으로 초대하는 김성환의 풍요로운 작업 세계에 빠져 보길 바란다. 나아가 같은 시기 열리는 2022부산비엔날레와 바라캇 컨템포러리 두 공간에서상영되는 김성환의 세 영상 작업들의 음악을 작곡/제작한 작가의 오래된 협업자, 데이비드 마이클 디그레고리오의 콘서트 <가사 낭독>이 《밤의 기스》 개막일 오후 5시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