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오나 배너 aka 더 배니티 프레스
프라나야마 타이푼
Patronato Salesiano Leone XIII, Venice
2022년 4월 19일 – 5월 22일
2022년 3월 21일, 피오나 배너 aka 더 배니티 프레스의 “프라나야마 타이푼” 전시가 제59회 베니스 비엔날레 와 동시에 열린다. “프라나야마 타이푼”은 고대 인도의 호흡법을 의미하는 단어 “프라나야마”와, 점점 그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위력적인 자연 현상이자 거의 예술의 경지에까지 올랐다고 할 어느 전투기 기종의 이름이 기도 한 명사 “타이푼”을 합성한 것이다. 이 전시는 베니스의 카스텔로에 위치한 커뮤니티 센터인 파트로나토 살레시아노 내부의 교회 건물 내부를 개조해 만든 농구장에서 열린다. 그리고 이곳은 비엔날레가 열리는 지아 르디니 지역과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다.
이번 전시의 주인공은 실물 크기의 공기 주입식 미끼 전투기 “타이푼”과 “팔콘”이 등장하는 영상작품 <프라나 야마 오르간 Pranayama Organ>이다. 전투적인 상황에 봉착한 타이푼과 팔콘은, 갈등이 아닌 친밀함을 갈구하는 연기를 통해 또다른 미래를 갈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종국에 이들은 분쟁을 일으키는 도구들을 무력화시키는 꿈을 실현하면서, 그들 스스로의 죽음을 깨닫게 된다.
영상은 어스름한 새벽에서부터 시작된다. 해변을 배경으로 전투기 형상 두 대가 천천히 부풀어 오르면서 기다랗고 꿈틀대는 생명체가 된다. 이어 화면은 풀이 덮인 절벽으로 이동하고, 전투기 모양의 의상을 입은 작 가와 또 다른 배우가 등장한다. 흡사 새를 연상시키는 인간이자 기계인 이 두 인물은 우스꽝스러운 구애와 싸 움의 의식을 이어간다. 해저에 가라앉은 화석 숲과 침식 절벽 사이에 위치한 영국 해협 내의 촬영지는 몽환적이면서 무시간적 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대체 현실, 기후변화, 인류보편적 갈등 및 지질학적 변화 등의 주제를 떠올리게 만든다.
제의와 분쟁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사운드트랙은 잘 알려진 <Wild is the Wind>를 레퍼런스 곡으로 삼은 웅 장하면서도 불길한 느낌의 파이프오르간 연주곡이다. 오르간의 묵직한 톤은 농구장을 가득 채우며 작품의 긴 장을 고조시킨다. 전투기의 노즈콘이 태양을 가리는 장면으로 영상은 마무리되고, 그 순간 “우리는 바람의 피 조물이기 때문에(for we’re creatures of the wind)”라는 노랫말이 자막으로 등장한다.
피오나 배너는 “팽창식 미끼 전투기는 위력, 영웅적 힘의 이미지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지만, 사실 그것은 몸을 부풀리고 거들먹거리는 짐승들이다. 휘몰아치는 바람에 얻어맞는 이 짐승들은 우리의 힘보다는 취약성 과 오만을 더 많이 웅변한다. 우리는 희극 속에 갇혀 있다. 베니스는 이 작품과 공명하는 맥락을 지닌 듯 보인 다. 왜냐하면 이 작품은 결국은 개인적인 것이지만 그럼에도 분쟁과 기후변화는 떼어놓을 수 없다고 간주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정치, 경계선, 국경과 영토, 횡단, 물자의 수송, 곧, 분쟁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영성, 환경, 제의, 분쟁이라는 주제를 고려할 때 농구장이라는 이원적인 설정―승부를 위해 시합을 벌이는 신 체들의 현존이 함축된―은 이곳을 베니스의 이례적인 무대로 만든다. 영상, 음악, 배경은 한 데 어울리는 삼박 자를 이루어 서로 경합하는 개념들, 가령 장중함과 범속함, 잔혹과 자연, 유희와 남성성 등이 부딪히는 공간을 창출한다.
협업적이고 수행적인 텍스트 <The Woods Decay, The Woods Decoy and Fall>(2021)도 이번 전시에 함께 선보인 다. 소설가 톰 매카시가 T(타이푼)으로, 배너가 F(팔콘)로 등장하여 두 사람이 난해하면서도 외설적인 대화를 이어간다. 이것은 분쟁이라는 주제에 대한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장난스럽고 냉소적인 반응이다. 이 텍스트는 2021년 바라캇 컨템포러리 전시의 일환으로 제작된 것이다.
전시 중에는 살레아노에서 “프라나야마 호흡법” 강좌가 매일 열릴 예정이며,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안내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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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Patronato Salesiano Leone XIII, Calle san Domenico, 1285 30122 Castello Venezia
전시날짜: 2022년 4월 19일 – 5월 22일
관람시간: 오전 11시 – 오후 7시(화-일), 월요일은 휴관
<프라나야마 오르간>:
영상 <프라나야마 오르간 Pranayama Organ>(2021)은 코로나로 서울에 집합금지 명령이 내렸던 시기에 서울 바라캇 컨템포러리에서 최초로 전시되었다.
<프라나야마 오르간>의 사운드트랙은 2021년 런던이 코로나로 봉쇄된 기간에 배너가 동료들과 함께 이스트 런던의 어느 빈 교회건물에서 녹음했다.
사운드트랙의 레퍼런스 곡 <Wild is the Wind>는 디미트리 티옴킨(Dimitri Tiomkin)가 작사했고 1957년 동명의 영화를 위해 자니 마티스(Johnny Mathis)가 노래를 불러 최초 녹음되었다.
<프라나야마 오르간>은 영국 해협에 접한 잉글랜드 남부 해안의 페트 레벨에서 촬영되었고, 인근에 배너의 작업실이 있다.
1980년 데이비드 보위도 페트 레벨의 같은 해변에서 자신의 노래 <Ashes to Ashes>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
최근 들어 기록적인 숫자의 난민들이 작은 보트를 타고 영국 해협을 건넜고, 그 중 일부가 이 해안에 도착하기 도 했다.
<파트로나토 살레시아노>:
살레시아노에서 전시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너의 프로젝트는 여가활동을 위한 커뮤니티 센터이자 베니스에서 유일하게 아이들에게 개방되는 청소년센터(youth center)인 이곳이 가진 평등주의적 에토스에 전 적인 지지를 보냈다.
피오나 배너 aka 더 배니티 프레스:
1966년 영국 머지사이드 출생. 현재 런던에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다. 배너는 드로잉, 조각, 퍼포먼스, 영상을 아우르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젠더와 언어, 출판을 탐구한다. 특히 언어와 그것이 지닌 한계 사이의 갈등은 배너 작업의 중심에 자리한다. 대중문화에서 분쟁과 갈등이 어떻게 신화화 되어왔는지에 대한 관심을 근간으로, 그녀의 초기 작업은 전쟁영화에서부터 외설물, 혹은 친숙한 장면에서부터 역사적 사건에 이르는 자신의 장편 영화를 텍스트로 상세히 풀어 쓴 ‘단어풍경wordscapes’혹은 ‘정물영화still fillm’의 형태를 띄고 있었다. 배너는 <더 배니티 프레스>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작품활동을 해왔으며, <더 배니티 프레스>는 피오나 배너의 첫 번째 책 <The Nam>이 출간된 해인 1997년에 창간되었다. 그 이후 로 피오나 배너는 때로는 책의 형태로, 때로는 조각이나 퍼포먼스의 형태로 많은 출판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2009년에는 ISBN 번호를 발급받아 자기 자신을 출판물로 등록했다. 유머와 분쟁, 언어가 작품의 근간을 이룬다.
테이트브리튼과 이콘갤러리를 포함된 다수의 미술기관에서 국제적인 전시를 열었고, 테이트, MoMA 등을 비 롯한 여러 곳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로열아카데미의 교수로 재직하며 영국에서 활동 중이다.
Instagram: @fionabannerakathevanitypress Website: www.fionabanner.com
이번 전시 『프라나야마 타이푼』은 서울의 바라캇 컨템포러리(Barakat Contemporary), 런던의 프리스 갤러리 (Frith Street Gallery), 베를린의 바바라 툼 갤러리(Galerie Barbara Thumm) 그리고 로스앤젤레스의 1301PE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