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zad Dawood: Integrations
강렬한 형광(螢光)의 색면에 의해 기하학적으로 분절된 공간이 다시 선명한 원색의 벽면을 이어 통합된 감각의 한 축으로 거듭난다. 채색된 벽면의 일부로 추상과 같이 스민 배경 위에 구상으로 돌출된 건축의 형태가 분리와 합일을 넘나드는 변칙의 화폭으로 재구성되는 찰나의 포착은 피사계 심도의 자동 조정 기능이 활성화된 렌즈의 움직임과 같다. 하나의 구성에 가해진 분할과 절단을 거쳐 구축과 통일의 재구성을 이루는 시각적 과정의 연속은 공감각의 가속을 더해 결국 고정된 이미지에 동작의 감각을 입히는 중첩을 초래한다. 셰자드 다우드(Shezad Dawood, b. 1974)가 바라캇 컨템포러리와 함께 선보이는 두 번째 개인전 《Integrations》는 색채의 전주(前奏)와 분할의 변주(變奏)로 구성된 감각적 협주(協奏)를 통해 동시대의 예술을 활용하고 향유하며 소비하는 모든 수용자들이 당면한 시대적 과제를 시각화 한다.
예측불허의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의 예술가에게는 규정할 수 없는 범위와 다매체의 경계를 능란하게 넘나들 특권이 주어진다. 셰자드 다우드는 이런 예술 집단의 선두에 서 있다. 5년 전, 바라캇 컨템포러리에서의 첫 전시 《리바이어던: 흑점과 고래 Leviathan On Sunspots and Whales》(2018)에서 셰자드 다우드는 기후 변화와 해양 복지, 이주민과 난민, 민주주의, 정신 건강 등 현시대가 당면한 주요 쟁점을 두고 각계의 전문가들과 연계된 하이브리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 광각의 활약을 펼쳤다. 예술이 오롯이 예술의 범위 안에 머물 수 없는 이 혼종의 시기, 시각예술적 수사학을 바탕으로 새롭게 확장된 《Integrations》에서 셰자드 다우드의 이번 현안은 20세기 모더니즘 건축 유적에 반영된 지역의 역사적, 지리적, 환경적 정체성과 더불어 양식적 미감과 이데올로기의 연구이자 공간의 존폐를 두고 벌어지는 사회적 논점에 관한 고찰이다.